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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Cafe 알파

끄적끄적 2006/07/30 23:48
제 135화 CAFE ALPHA

그 가게에 간다.
풀이 무성히 우거진 주유소를 곁눈질하며,
지난번보다 더욱 울퉁불퉁하고 좁아진 길을 걷는다.
저 멀리 조그맣고 하얗게 빛나는 집이 "카페 알파"다.

전체적으로 풀이 무성해진 것 외에는 지난번과 똑같아 보이지만,
어쩐지 느낌이 달라진 듯도 한데...

아아, 물고기 풍향계가 새로 바뀌었구나.
(짤랑)
종소리도....

...아, 어서 오세요.
...우와! 오래만에 오셨네요!
10여 년 만에 찾아와 얼굴 생김새도 많이 변했을 텐데,
그녀는 바로 나를 알아본 모양이다.
...잘 지내셨어요?

...지금 우유가 떨어졌거든요.
...오늘은 두유를 넣었는데...
그러면서 그녀는 커피를 두잔 가져와,
언제나 당연한 듯 앞자리에 앉는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그녀는 한동안 멈출 줄을 모른다.
전력으로 이야기한다.
어찌나
이야기에 또 이야기에.

웃었다가 화냈다가,
뭐라고 투덜거리다가.

손이 멈추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다시 웃는다.


...(짤랑)
...정말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해가 짧아졌다....
하늘은 아직 밝지만
주위는 그림자 색깔이다.

또 10년 후에 나는 그 가게에 찾아갈 생각이다.
그때
아직도 내가 있다면 말이지만....

설령 20년 후에 가더라도
아마 그녀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가게다.


<Cafe 알파>라는 제목의 만화책...
이책을 처음 읽게 된것이 정확히 몇년도인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그리고, 내가 몇권부터 이 책을 사모으게 되었는지도 가물가물하다...

동네서점을 갈때마다, 영풍문고를 들어설때마다...
제일 먼저 찾곤하던 그런 책이었었다...
그리고, 지난주 영풍문고를 들어섰을때...14권이 나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재빨리 책 뒷면을 살펴 보고, "2006. 7. 15 초판 인쇄"라는 것을 확인했고
(사실..몇권까지 구입했었는지 일일이 기억하고 있을 방법은 없는 것이다..ㅠ.ㅠ)
그 즉시 금액을 치루고 룰루랄라 서점에서 나왔었다....

요 근래, 이주일동안 나에게 있었던 일들 중에...
내 입에 미소를 머금게 했던 유일한 일이었다라고 해야할까....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이책은 급히 읽을 필요가 없다...
시간을 두고 넉넉하게...그냥...그냥 읽어나가면 되는 책이다..
그래서, 천천히....한호흡 한호흡....
처음부터 마지막장까지 한장한장 읽는 것 없이 보기만 하면서 넘기고 있었는데....

"제 140화 최종회 카페 알파"

갑자기 세상이 억수로 무너지는 듯....(표현이 맞는것인가....;;;;)
이제는...더이상 카페알파를 기다리고 있는 즐거움이 없어지는 것인가...
지난 몇년을 그렇게 살아왔었는데....
카페알파가 나오는 날....적어도 그날 하루는 행복할 수 있었는데....


가끔, 추천해주고 싶은 만화를 들어보라고 사람들에게 부탁을 받곤한다..
그러면 내놓는 만화들은....물어오는 사람마다 다르게 대답하곤 한다...
그리고, 제일 재미있는 만화가 무어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때 이야기해주는 만화는....역시 질문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통할것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이만화가 최고야"라고 말할 수 있었던 만화는....
<Cafe 알파>....이것 하나였던 듯....

...지하철에서 다 큰 어른이 만화책을 들고 있으니까
...옆에 앉아있는 꼬맹이 두명이 흘낏흘낏 쳐다보다가....질문을 해온다..
..."그만화 재미있어요?"
...(뜸들이다가) "응..재미있는데..^^;;;"
..."어른들이 읽는 만화에요?"
...(책 여기저기 여자들만 잔뜩 그러져있으니까 어른들이 읽는 만화인줄 알았나보다)
..."흠...어찌보면 성인만화지..."
..."아...네...."

성인만화라고???....ㅋㅋ
어린아이들이 읽기에는 재미없을듯 싶은 만화..
그렇다고...성인만화는 더더우기 아니고말이다....
복잡미묘하다....이런 만화를 가지고 뭐라 이야기해주어야할지...
....그 만화 재미있어요?
비록 어른들일지라도,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해오면, 나는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게되지만...
조금 있으면 그사람이 보내오는,
"이것이 만화야?"라는 그런 느낌이 실려있는 듯한 시선을 감내해야만 한다...

아니다..."복잡미묘"도 적절한 단어는 아니다...
행복한 만화이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 그런...행복한 만화이다....


우리 참 오래도 했지....
올해로 몇 년째더라?
10년하고도....오래했네....
좋든 나쁘든 코코네는 쭈욱 처음 입사할 때 그대로구나. 분위기가.

<Cafe 알파> 14권 제136화 타카츠 코코네 중에서


나역시, 카페알파를 알아왔던 것이 거의 10여년....
하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은...영원히...변함없이 찾아보게 될듯...
내가 (가)보고자 할때...
카페알파는 여전히 그자리에서 나를 반겨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말이다....


...알파
...네?
...알파가 있어서 다행이야...정말로...
...네?...왜 그러세요? 갑자기!
  저야말로 선생님이 안 계셨으면 예전에 죽었을거에요!
...어머나. 그게 아니라.....나는 말이지, 기분이 좋아. 내가 즐기고 있는 거야.
...?
...(목걸이를 풀어 건네주며)
...이거 줄게..
...네?
...아니...이건 선생님이 학창 시절에....
...맞아.....받아 주면, 기쁘겠어.....
... ....

...옛날 옛날에 장난삼아 만든 걸 줘도 처치곤란일지 모르겠지만.
  내 젊은 시절의, 눈과 발이지.
  미래로, 데려가 줬으면 해.
  나는....지금은 곁에 있는 것들을 똑똑히 봐 둬야지.
  발도 있고.

...알겠어요. 제가 갈 수 있는 곳까지 함께....
...고마워.

<Cafe 알파> 14권 제132화 보며, 걸으며, 기뻐하는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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